책을 덮고 나는 숨을 몇 번 거세게 몰아쉬었다.
"... 이... 이런 글이 씌여질 수 있구나. 이... 이런 글이 드디어 씌여졌구나."싶었다. 짧은 소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모조리 이 《호출》안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거다. 정말 소설이 읽었던 게 아니라, 영화 한편을 본 듯한 느낌이었다.
김영하 소설들을 읽어보면 "이거 영화나 연극으로 만들어 지면 죽이겠다."하는 생각을 나는 곧잘 한다. 하지만 김영하는 짧건 길건 소설을 무지 많이 썼지만, 내 바람처럼 영화나 연극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잘 없었다.
짧은 소설 《엘레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가 한회짜리 드라마로 만들어 졌다는 소리를 들었고, (권해효가 주인공이었다 한다.) 영화 『주홍글씨』가 짧은 소설 세개를 엮어서 만들어진 것이고, 멕시코 이민을 소재로 한 소설《검은 꽃》이 영화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하는, 겨우 그정도.
도리어 "이런 소설을 어떻게 영화로 만들려고 한담?"라고 생각되는 장정일 소설들이 대부분 영화로 만들어진걸 보면, 소설과 영화 사이에 있는 경계는 내가 생각하는 경계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덧붙임*
아. 그리고 전수일 감독이 만든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도 있네요.
9. 3. 4338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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