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 깊이까지 들어갔는데도 사람이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었을까... 하아..."
책을 다 읽고 난 뒤, 나는 그만 질려 버려서 고개를 가로젓고 말았다. 내가 질려버린 건, 박상륭 문학세계가 가지는 깊이나 어려움에 대한 것만은 아니었다. 어떤 상황을 묘사로 그려내고, 인물의 깊은 속까지 파고들어가는 문장력에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간혹 속고 있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분명 캐나다로 이민 가서 캐나다 땅에서 이 글을 쓴 걸로 나는 알고 있었는데,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 이거 캐나다에서 쓴 게 아니라, 유리에 가서 실제로 보고 들은 걸 쓴 거 아냐...?
나는 박상륭의 난해함보다, 박상륭의 상상력에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박상륭. 좋아서 미치겠다.
1. 20. 4338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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