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이 바쁜지도 모르면서 바쁘게 살아간다. 사는 모습을 차를 모는 것에 비유를 해보자면, 우리는 늘 엑셀만 밟는다. 수시로 차 안팍에 붙은 작은 거울들을 보지만, 정작 그 거울들은 내 주변에 있는 차들의 작은 모습만을 보여줄 뿐, 그 차 자체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작은 거울이 세상 전부라고 때론 믿기도 한다. 그 거울로 보이지 않는 것은, 없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차 밖으로 나오면, 진짜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정작 차를 모는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신호등에 맞춰서 엑셀을 밟아줘야 할 때, 브레이크 거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책을 읽는 게 아닐까. 책을 읽고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닐까.
책은 틈틈히 읽는 게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서 읽어야 한다는 생각도 해본다. 시간이 남아서, 혹은 어차피 다른 걸 할 수 없는 시간이므로, 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을 게 아니라,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시간처럼, 책을 읽는 시간도 우리가 보내는 하루속에 당당히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책읽는다는 게, 책을 읽고 홀로 생각에 잠겨본다는 게, 얼마나 멋진 명상인지, 겪어본 사람은 알거다.
진짜 책을 읽는다는 건, 책을 다 읽고 덮은 후부터 일지도 모를 일이다.
12. 2. 4337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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