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곳.

조회 3,249

양수성 2006-09-10 13:23


난... 보수동 책방골목 내에서 34년전에 태어났다.
어릴적 나에게는 책방골목이 아무런 특별한 장소가 아니었다.
그냥 동네아저씨가 계신곳, 책이 많은 곳이라는 인식말고는...

덕분에 학교를 다닐때에는 책에 대한 귀중함을 거의 잘 모르고
지냈다. 이유인즉슨 한 책방에서 책을 보고 있으면...
어이 막내야(나의 어릴적에 불리던 애칭 ^^) 보고싶으면 가지고
가서 읽어라~ 또는 그냥 너 가져라...등의 말에 사실 그것 조차도
고맙게 느끼지 않고 있었다. 그냥 당연한 일인양...

시간이 흘러 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에 공부를 하러가서도 책방골목
은 그저..내가 태어난곳,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있는곳..이라는 개념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여전히 책이 많은 장소외에는..

imf가 일어나고 나는 자연스럽게 한국으로 들어왔고, 아주 자연스
럽게 아버지의 사무실 옆에서 책방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책방골목은 책이 많은 곳 또는 내가 살고 있는곳에서
떠나 특별한 존재로 시작되었다. 이제 생활의 터전이고..나의 죽음을
맞이 할곳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나의 아버지는 책을 무척이나 사랑하신다. 그 덕분에 많은 책을 수집
하셨기도 한데 그 아버지의 영향을 아마도 어릴적부터 알게 모르게
겪은듯 하다. 덕분에 나도 그의 피를 받고 있기에 책에 대한 나의
행동이 그를 닮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책방골목.. 몇년전 젊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번영회의 총무란
자리를 맡게 되었다. 그 총무라는 자리가 나에게는 매우 불편했다..
여러가지 잡다한 일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왔지만, 혹시나 같은 업종의 가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런 집적지는
여러가지 사견으로 말이 많기 마련인데 책방골목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 생각한다.

그러던 와중에 책방골목에서도 역시 홈페이지의 필요성과 여러가지
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번에 개최될 책방골목 행사 역시..

글이 잠시 다른 곳으로 빠졌지만 이 보수동 책방골목은 그 어떤 누구
보다 오랫동안 있었고 그 애정 역시 누구보다 더 깊다고 생각한다.
분명 책방골목은 영국의 헤이온 와이...와 일본의 간다 고서점 거리
같은곳 이상으로 발전할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기대는 보수동 책방골목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쇠퇴에 있다.
그 말은 바로 보수동 책방골목 자체가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가끔 불친절함과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곤 하지만..
책방골목은 분명히 그 모든 것을 포용할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그런 공간이기에 많은 분들의 애정과 관심과...그리고 질타를
받아들일수 있을게다..

몇일뒤 책방골목은 다시 마법에 빠져들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셔서 많은 볼꺼리를 보고 책을 볼수 있는
그런 책방골목의 새로운 모습으로 빠지는 마법말이다.
그 마법이 부디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에게는 만족을...
그리고 책방주인들에게는 웃음과 친절을 가져다 주었으면
좋겠다.